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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31 예능이 장악한 음원시장, 그리고 전자책

© MBC

TV 예능프로그램이 음원시장을 싹쓸이 하고 있다. MBC <나는 가수다>가 방송될 때마다 각종 음원차트의 상위순위가 <나가수>의 음원으로 채워지는 게 일종의 공식이 되다시피 했다. <나가수>야 아예 음악을 목표로 기획된 예능프로그램이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겠지만, MBC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음원에 이어 조정 경기의 응원곡인 리쌍의 '그랜드 파이널'이 음원차트를 올킬하고 있는 현상을 보고있자면 예능이 음원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평가가 그리 과도한 것만은 아닌듯 싶다.


이런 현상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린다. 음악으로 승부해야 할 뮤지션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외도에 빗대며 비판하는 근본주의적 시각이 한 쪽 끝에 있다면, 좋은 음악이 예능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대중성을 획득하면서 음원시장에 활력을 주고 있다는 시각이 다른 한 쪽 끝에 놓여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평가 중 어떤 것이 옳은가가 아니다.

이런 현상이 음원시장의 새로운 구조 변화를 초래하는 모종의 외부적 충격으로 작용할 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 현상이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는 않으리라는 점이다. 이미  광고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수익을 다변화시키겠다는 방송사들의 의지가 확고한 상황에서 방송 미디어의 독보적인 강점인 예능프로그램을 새로운 수익창출의 도구로 활용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미 예능 프로그램에서 음원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몇차례에 걸쳐 증명된 이상,  방송사들이 음원 시장에 얼굴을 들이미는 현상은 가속화 되리라 본다.

문제는 이제 콘텐츠 제공자인 음악 업계의 대응이다. 이제 방송사들은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막강한 대중적 영향력을 바탕으로 언제든지 음원 시장의 상위순위를 장악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예능 프로그램의 음원 시장 진출이 음원시장의 양극화 현상을 초래할 것인지, 아니면 음원 시장의 파이를 크게 만드는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인지에 따라 대응 전략이 달라지겠지만, 어떤 상황에서라도 방송사의 음원 시장 진출을 상수로 놓고 대응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방송사의 예능 프로그램에 얼른 올라타서 예능용 음원을 제공하여 특수 부가가치를 얻는 길을 택하든지, 아니면 예능용 음악이 포괄하지 못하는 정통 장르의 음원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든지 선택을 해야 할 상황이다.  아니면 두 가지 전략을 적절히 배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언제나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한다.

이제 눈을 이 글의 본래 목적인 출판 시장으로 돌려보자. 음원 시장에서의 이러한 변화는 전자책을 고민 중인 출판사에게도 타산지석이 되리라 본다. 방송사를 스마트폰 콘텐츠 유통사로, 예능 프로그램을 스마트폰 앱으로 치환시켜 놓으면 똑같은 구도의 상황이 전개된다. 이미 1200만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고, 종이책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스마트폰 혁명이 몰고오는 전자책의 변신은 삼상치 않다.

물론 아직 스마트폰에는 방송사에 버금가는 독점적 지위를 획득한 콘텐츠 유통사가 출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웹 상에서의 네이버와 같은 지위를 획득한 콘텐츠 유통사가 가까운 시일 안에 출현하리라는 사실만큼은 단언할 수 있다. 현재 전자책 유통도 마찬가지의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경쟁의 결과는 누가 소비자를 열광하게 만드는 수준의 스마트폰 앱과 플랫폼을 갖추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타이틀을 달고 있다고 해서 모든 예능 프로그램이 <나가수>나 <무한도전> 급의 지위에 오르는 것은 아닌 것과 마찬가지다.

전자책 출판 시장에서 1년 전과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이제 많은 출판사들이 스마트폰용 전자책 앱을 제작하는 것을 출판사의 외도로 치부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1년 전만 해도 "우리는 전자책 따위는 만들지 않습니다"는 식의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대부분의 출판사들이 전자책 앱 제작을 고민하고 있다.

그렇다면 출판사에게 남은 문제는 무엇일까. 무수히 난립하고 있는 앱 제작사와 전자책 유통사 중에 어떤 업체와 파트너쉽을 맺을 것인가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본다. 좋은 책과 뛰어난 기술, 훌륭한 유통채널이 만났을 때, 책 콘텐츠의 부가가치는 극대화될 수 있다. 이 점이 예능과 음악의 결합 현상이 출판업계에 던져주는 고민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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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일일공이